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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27 세과한형글표
교육2017. 8. 27. 08:00


세계화 과정은 한가지 형태의 체제를 글로벌한 것으로 표준화하고자 하는 인간의 시도에서도 발견된다. 의사소통과 이동수단, 심지어 사고방식에서도 보편성을 향한 인간의 열망은 요즘 더욱 더 분명해지고 있다. 서구 계몽주의 이후의 인권과 이성, 합리성은 세계적 현상이 되었다. 예를 들어 논리와 이성, 합리성은 진실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방식의 보편적 기준이 되어 글로벌 이해를 구축하는데 있어 이상을 절대적인 글로벌 기준으로 만들었다. ‘글로벌 이해(global understanding)’라는 용어 자체에 문제가 있는데 사실 이것은 잘못된 명칭으로 볼 수 있다. 이해하다(understanding)라는 것은 타인의 입장 ‘아래에서다(standing-under)’라는 의미로, ‘타인’의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에 스스로를 놓아 보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타인(other)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체계, 방법, 기준을 만들 때 우리는 이미 이해의 속성 자체를 저버리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의 ‘이해(understanding)’라는 특정한 ‘틀(framework)’이나 ‘체계(system)’ 또는 ‘방법(method)’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우리는 이미 당신을 ‘이해(to understand)’하기 위해 ‘나의 잣대(my yardstick)’를 들이대고 있는 것으로 ‘타인(other)’의 관점으로 보고 듣기 위해 자신을 ‘아래에 서게(standing-under)’하는 단어자체의 순수한 의미에 어긋난다. 이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표준(standard)’, ‘글로벌(global)’ 이해는 우리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을 위해 만들어놓은 사고의 틀이나 기준으로 구성된 우리자신의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다. 이것은 파니카가 표현했듯이 ‘understanding’이 아니라 ‘overstanding’인 것이다.4)

세계적 관점의 개념은 지역주의와 편파성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 좋은 해결책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세계 전체를 한번에 완벽하게 380도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특정 각도에서 보이는 세계만을 볼 뿐 이다. 우리는 누구나 편파적이고 특정한 시각으로 세계를 본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세계 전체를 볼 수 있게 되리라는 희망에서 환상의 탑을 쌓아 올리려는 시도를 해왔다. 역시 바벨탑은 외적 확장의 범위를 전 세계로 넓히고 세계를 정복하고 우주를 소유하는 등에 대한 인간의 열망을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들이다. 공간적, 외적 확장을 향한 이러한 열망은 우리가 언젠가는 한번에 세상 전체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더 높이 오르고, 더 멀리 가고, 더 많이 보도록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해왔다. 세계화의 공간적 개념은 정치적 헤게모니, 경제적 독점, 문화적 제국주의로 이어졌다. 이 점에서 ‘세계화(globalization)’란 ‘서구화(Westernization)’와 ‘미국화(Americanization)’를 의미한다. 실제로 ‘현대화(modernization)’과정은 ‘서구화(Westernization)’와 거의 동일했다. 이 세상은 하나의 언어와 체제, 보편적 기준으로 하나의 세계가 되어가고 있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과정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절망으로 이어졌던 똑같은 과정을 밟고 있음을 보게 된다. 강력했던 진 왕조는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대륙을 통일했고 하나의 보편적 기준, 문화, 법제 등을 채택하고자 했으나 13년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하나의 왕조, 하나의 이념, 하나의 체제로 가장 오랫동안 유지되었던 왕조는 한국의 조선왕조(1392-1910)였다. 그러나 조선왕조는 작은 반도 안에 안주해 있으면서 로마 제국처럼 자신의 제국을 보편적인 것이나 글로벌한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야심은 없었다.

유럽과 미국의 현 금융위기는 특정한 가치체계와 사고방식을 보편화하고 세계적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에겐 더 이상 ‘동양(East)’과 ‘서양(West)’이 없다. 동양이 빠르게 서양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는 빠른 속도로 서양화되고 있다.


세계화 시대의 상대주의, 보편주의, 그리고 다원주의, 노 영 찬, 조지메이슨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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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아야산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