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근본적인 학제를 변혁하거나 폐기하는 식의 개편은 없었다. 그러나 교육개혁의 기치를 든 미국의 교육개혁은 주로 다음과 같은 방향에서 추진되었다. 첫째, 단위학교의 책무성을 강화하고, 이에 따라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이는 미국의 건국 이념과도 일치된 방향이어서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되게 추진되었다. 이를 구체화한 법안이 바로 ‘No Child Left Behind Act’이다. 책무성은 학력이 뒤쳐진 아이들을 모두 끌어올리겠다는 교육 기회균등 이념과 함께 교육을 통한 평등과 복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로 평가된다. 둘째, 수요자의 선택권을 강화한다. 이는 공교육 체제에서 정부(지방정부)와 교육당국이 할 수 있는 한계를 인정한 조치다. 이는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의 향을 받지 않은 것은 아 니지만, 이것이 뉴레프트(new-left)가 비판하는 우파 논리는 아닌 듯하다. 이는 오히려 가족의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아무리 좋은 교육시설과 환경이 공교육 체제 아래 제공된다고 하여도 그것이 학교에 오기 전 아이들의 학습역량에 향을 주는 가정요인, 지역사회 환경 요인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화당, 민주당 정권 할 것 없이 가 족의 가치를 존중한 것은 이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 두 가지 기본 방향이 학교제도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 있다면, 그것은 협약학교(Charter School)와 특성화 학교(Magnet School)의 도입이다. 협약학교는 개인 혹은 단체의 지역교육위원회와 학교 운의 계약 체결을 통해 일정기간 자 율적 학교 운을 전담하게 하는 제도로 공사 결합된 교육제도의 형태이다. 학교교육의 경쟁 원리에 의해 학부모 혹은 학생이 희망하는 학교 선택권을 부여하여 경쟁력 있는 학교만 존재하 는 시장 경제적 학교 경 체제를 강요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협약학교는 학교의 책무성과 학부 모의 선택권을 보장해 줌은 물론 교육이 학제와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의존해 야 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학제 변혁의 좋은 사례이다. 인종차별 해소, 지역, 성별, 개인차를 해소하고 교육 기회 다양화, 자율적 선택 등을 통해 수 월성 교육 향상을 위해 구안된 특성화학교는 앞서 소개한 융합형 학교 체제 도입의 좋은 선례가 된다. 이 두 학교의 체제와 구체적인 운은 여러 차례 소개된 바(곽재석, 2005; 김철, 2004) 있으므로 논의를 생략하기로 한다.
[출처]주요국의 교육정책 비교연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