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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25 인중이나인박위
교육2017. 8. 25. 05:30


다른 문화, 다른 시대

인류학자로서의 중동 경험은 이집트에서 끝나지 않았다. 나는 인류학 박사 학위를 위해 1974-76년까지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오만 왕국에서 현장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리고 이번 세기에 9번을 왕래하였다. 동일한 아랍 국가이고 이집트처럼 이슬람이 지배적임에도 불구하고, 오만의 문화는 상당히 달랐으며, 나는 같은 문화권을 방문하면서도 마치 또 다른 세계에 들어선 것처럼 느꼈다.

이슬람이 대세인 국가에서의 힌두교인의 삶을 연구하기 위해 오만에서 예멘으로, 그 다음에는 인도네시아의 발리로 방문하였다. 이집트, 오만, 발리에 관한 나의 저서에는 내가 직접 방문하여 체득하였던 이들 사회의 삶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담겨있다. 발리에서 히말라야 산맥의 불교 국가인 부탄으로 옮겨간 나는 UNICEF와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에서 일하게 되었다. 인류학자인 남편 Fredrik Barth와 함께, 종교와 보건에 관한 첫 워크샵 주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이를 통해 각 종단(宗團)과 현대 보건 기구를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유럽 내 다문화주의와 인권 연구를 위해 많은 부분을 할애하였고, 이데올로기로서의 다문화주의에 대해 일찍이 강한 비판을 가하게 되었다. 다문화주의가 집단성을 위해 개인의 인권침해에 쉽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 대학 출판부에서 출간한 나의 저서 <Generous Betrayal: Politics of Culture in the New Europe>(2002)와 <In Honor of Fadime: Murder and Shame>(2008)에서 이러한 논의에 대해 상술하고 있다. 이제 문화와 문명에 대한 본인의 기본적 시각과 입장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문화는 서로 만나지 않지만, 사람들은 서로 만난다. 문화(또는 문명)가 충돌한다면, 만날 수도 있을 것이며, 또는 그렇게 추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kulturmote는 ‘문화의 만남’이라는 의미로 스칸디나비아 지역 언어에서 많이 사용되는 표현이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는 오해의 여지가 있어 만일 공공활동의 기본으로 사용된다면 다수의 부정적 효과를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문화’는 대리인이 없기 때문에 서로 만날 수 없다. 문화는 단지 말, 개념이며, 개념들은 서로 만날수 없다. 따라서 마치 문화가 이런 저런 활동 ― 만나고, 부딪치고 또는 충돌하는 ― 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문제들을 제기하도록 한다. 문화도, 문명도 아닌 사람이 행동의 힘을 가지고 있다.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혹은 더 나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주체도 문화가 아닌, 사람인 것이다.

도대체 왜 이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을까? 바로 우리가 사용하는 표현의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오래 전 철학자 오스틴이 지적하였듯이(1975 [1962]), 인간은 말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다. 행동할 수 있는 힘과 좋거나 나쁜 방향으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인간과 함께, 대리인을 속한 곳에 위치시킨다.

우리 모두는 사회적 환경과 삶의 과정에서 획득하는 삶의 모델에 의해 깊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문화의 자식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문화적 모델은 ‘인간’ 에너지의 방향 설정과 동원 능력으로부터 힘 또는 권력을 유도한다. 인류학자 로버트 폴(Robert Paul)이 지적하였듯이, “우리는 더 이상 사람들의 행동 동기에 대해 단순히 문화 때문에, 혹은 그렇게 하라는 사회적 조건 때문에라고 말하지 않는다”(1990, 30). 우리는 ‘희망과 두려움, 열망과 계획에 가득 찬 활동 주체’를 불러내야 한다(1990, 4).

이 활동 주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상황 변화에 대응하는, 느끼고 생각하는 개인이다. 문화는 형성된 사고이므로 그러한 일을 하지 못한다. 만약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만난다면, 사람으로서 만나는 것이다. 사람이기에 우리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상호 존중 및 이해를 발전시키는 그 어떤 것을 위한 무대가 형성된다. ‘문화’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그림은 상이한, 다양한, 머나먼 어떤 것이다.

동일하게 강한 우려를 제기하는 어떤 것과 투쟁하는 그 누군가, 그로 인해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시공간을 초월해 반향을 일으키는 사람의 이야기와 그림이 떠오른다. 부탄의 한 남자는 “우리의 관습은 다르지만, 삶은 동일합니다.”라고 이를 아름답게 표현한 바 있다.


“완전히 다르지만, 정확히 일치하는” - 보편윤리를 향하여*25) 우니 위칸,,오슬로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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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아야산다구